빼먹은 게 없나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것보다 기록을 남기는 게 나을 것 같아 블로그 개설. 준비부터 현장 기록까지 가능한 대로 적어보자. 준비를 시작한 게 2달 전인데, 벌써 3일밖에 남지 않았네. 태국여행 일주일 앞두고 암 선고받은 후로 코로나까지 겹쳐 처음 나가는 해외여행. 엄마랑 단 둘이 리스타트를 끊게 되니 감회가 더 새롭다. 환값여행을 제대로 보내주고 싶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으니... 아, 눈물겹고 행복하고 설레네. 이번 여행 목표는 엄마를 많이 웃게 하는 것, 그뿐이다. 그간의 맘고생을 날려버리게 예전처럼 건강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 정신 바짝 차리자!
엄마는 도쿄가 처음이라 살짝 걱정되는 몇 가지. 일본여행은 오사카부터 다녀오셔서 임팩트가 약하면 어쩌나 걱정. 비싼 물가도 마찬가지. 오사카 다니면서는 만족스러워하셨는데, 여행준비하다 보니 나 또한 도쿄 물가를 체감하게 됐다. 맛있어도 가격이 비싸면 맛이 덜하게 느껴지시는 분이니 메뉴판에서 가격을 지울 수도 없고... 웨이팅도 문제. 유명한 곳은 웨이팅이 어마 무시하더라. 심기불편한 코리안들을 보면서 빵빵 터졌는데 현실 직시하며 내 속도 터짐. 게다가 주말여행이니 필히 감수해야 하는데, 기다릴 줄 모르는 울 어머니를 어찌할꼬.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일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오래 기다려야 하면 딴 데 가면 된다고 나름의 계획이 확고하신 심여사님. 얼마 전,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서 딸내미로 보이는 작성자가 엄마와 여행 준비하다 탈모가 오기 직전이라는 표현을 보고 막 웃었는데 백번 공감 중. 아, 몰라, 이젠 그냥 가는 거야! 그래도 동생이 숙소를 긴자 쪽으로 잡아줘서 가장 골치 아픈 교통문제를 덜어냈다. 이젠 짐만 잘 챙겨서 비행기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일본은 늘 최적의 여행지였다. 친절한 사람들과 곳곳에 관심사가 포진한 흥미로운 도시. 엄마도 그리 느끼시게 만들어 드리면 되지. 제발 날씨가 좋기를 바라고 바란다. 가보자, 또다시,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