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5. 18.

    by. Arles_trip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게 적절할까 고민했었다. 체험형 전시에 익숙하지 않으시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던 거 같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관절이 좋지 않으시니 균형을 흩트리는 체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다행히 한 곳만 빼고는 전혀 문제 되지 않았고, 그 한 곳도 무난히 거쳐갔다.
    결론적으로 엄청 좋아하셨다.
    전시 투어가 끝나고도 한참을 상기되어 있으셨고,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라고 말씀하셨다. 더 나이 드시기 전에 모시고 갈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올해 중 전시가 마무리된다고 하니 더더욱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작년에 전시 일정 종료였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계속 인기가 있을 것 같지만, 또 연장되리란 보장이 없으니 올해 도쿄 방문이 계획되어 있다면 꼭 가보길 권한다.


    팀랩 플래닛 (teamLab Planets TOKYO)

    ★★★★★


    공식 사이트에서는 이 전시를 이렇게 표현한다.
    "타인과 함께 몸 전체로 빠져들고, 인식하고, 세계와 하나가 된다"
     
    팀랩 플래닛은 도쿄 오다이바 지역에 위치한 대규모 디지털 아트 전시이다. 팀랩(TeamLab)이라는 일본의 창작 집단이 주관하고 있으며, 현대 예술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여 창조적인 상호작용 체험을 제공한다. 팀랩 플래닛 도쿄는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는데 '물과 함께 체험하는 전시'와 '꽃과 함께 체험하는 정원 전시'이다. 워터존 Water Area은 총 4개의 작품 공간이 있고, 가든존 Garden Area은 2개의 정원에서 체험할 수 있다.
     

    대기 및 준비

    티켓 확인을 마치고 차고 같은 공간에 들어서면 바닥에 발바닥 모양이 그려져 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바닥 위에 열을 맞춰 선다. 준비된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일제히 신발과 양말을 벗고 왼편에 위치한 락커룸으로 향한다. 자리는 많으니 서두를 필요 없다.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우선.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제외한 떨어질 만한 짐과 신발을 모두 넣는다. 셀카봉도 금지. 준비가 끝났다면 Water Area로 입장해 보자.

     
    ※ 실제 이동했던 경로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감흥이 떨어지지 않게 간략히 만 소개하겠다.

     

     

     

     

    Water Area

     

    언덕 위의 빛의 폭포 Waterfall of Light Particles at the Top of an Incline

    전시의 시작, 태초의 느낌이랄까. 빛과 어둠, 물의 조화 속으로 걸어 올라가면 된다.

    팀랩 플래닛 공식 홈페이지

     

     

    소프트 블랙홀 Soft Black Hole

    이 공간이 우려했던 곳이다. 푹신푹신한 구조물에 발을 디디면 몸이 푹 가라앉는다. 내 부모님도 허리와 무릎 관절이 좋지 않으신데 오히려 부축보다 스스로 균형을 잡으며 걷는 게 편하다 하셨다. 상황을 보고 속도를 맞추며 지나가는 게 베스트. 다 빠져나오면 통로까지 살짝 높이가 있으니 그땐 붙잡아 드리면 되겠다. 

    어둡고 균형잡기가 쉽지 않아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 팀랩 플래닛 공식 홈페이지

     

     

    무한 크리스털 유니버스 The Infinite Crystal Universe

    셀 수 없는 LED 빛 천지. 다양한 색채로 바뀌며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건 안 비밀. 다수의 사진 속에 민망함이 고스란히 남았지만, 그 정도로 멋있었다는 반증. 사방이 유리로 된 공간이니 천장에 비친 나를 찍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참! 드러눕는 사람들을 봐도 놀라지 말자.

    순간이동하는 기분을 느껴보자

      

     

    사람과 함께 춤추는 잉어가 그리는 수면 위의 드로잉 Drawing on the Water Surface Created by the Dance of Koi and People

    이곳 또한 감탄을 터트리게 되는 공간. 빛의 잉어 떼들이 막 다가온다. 사람에게 닿으면 꽃잎으로 변하는 건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여러 연출을 설정해 놓은 것 같았다. 물높이가 제법 높아 무릎 위로 바지를 걷어 올려야 젖지 않는다. 물은 따뜻한 편. 순환되지 않는 족욕탕 느낌이라 좀 찝찝했는데 발의 피로가 풀리셨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한참을 웃었다. 이렇게 다른 체험이 될 줄이야ㅋㅋ 지금 생각해 보니 결벽증 있으신 분들은 어울리지 않는 전시일지도 모르겠다.

    동영상인데 어두워서 그런가 화질이 초저화질 / 위쪽이 잉어, 아랫쪽이 꽃잎

     

     

    변화하는 공간 속 입체적 존재 확장 Expanding Three-Dimensional Existence in Transforming Space

    처음 팀랩을 알게 된 사진이 이 공간을 찍은 것이었다. 여러 가지 색의 조명과 떠 있는 구들을 보고 꼭 한 번 가고 싶다 생각했었다. 원래는 헬륨 가스가 들어 있어 공중 떠 있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헬륨가스 수급 불안정으로 부유를 중지하고 있으나 워낙 크기가 커서 개의치 않게 된다.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떠밀리는 공들로도 충분히 특별한 경험이 되고 간간히 부유하고 있는 착각도 든다.

    팀랩 플래닛 공식 홈페이지

     

     

    우주에 떠 있는 떨어진 꽃들 Floating in the Falling Universe of Flowers

    피고 지는 꽃들의 모습이 우주 공간 속에 펼쳐진다. 우주를 부유하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공간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앉아서 감상을 하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보고 있자면 어지럽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단란하게 붙어 앉을 자리를 잡자. 영상은 미리 만들어져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그려지는 그 순간만의 이미지이니, 부모님께 이 순간밖에 없는 작품임을 알려드리는 것도 감상을 돕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는 목이 빠지게 영상을 찍고 계신다

     

     

    ※ 워터존에서는 물에 젖는 전시가 끝날 때마다 수건을 나눠준다. 젖은 발을 닦고 쾌적(?)하게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 된다.  



    Garden Area

     

    일출 일몰 Sunrise and Sunset / Moss Garden of Resonating Microcosms

    낮과 일몰 후의 작품 모습이 다르다고 한다. 나는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이 일정 중에 있어 낮에 관람을 했는데 일몰 후의 모습이 매우 환상적이라 좀 아쉽다. 아니, 많이 아쉽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피곤해하셔서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까지는 보지 못했기 때문. 흠냐... 효도여행임을 각성하고 사진으로 달래 본다. 일몰 후에는 작품이 빛난다고 하니 원하는 쪽으로 관람 시간을 선택하면 되겠다. (일몰시간 미리 체크) 

     

     

    부유하는 꽃의 정원 Floating Flower Garden 

    시간 제한이 있는 유일한 곳.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다. 끝까지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공간. 곳곳에 조금 넓은 공간들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 입구마다 스태프들이 주의사항 팻말을 들고 있다. 공간이 전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숙지하고 입장하는 것이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위치

     

    신토요스역에서 도보 1

    도요스역, LaLaport에 도보 10

    시조마에역, 도요스시장에 도보 5 

     

     

     

     

    [일본여행] 교통카드 어떤 걸 선택할까? / 파스모 카드 & 도쿄서브웨이티켓 총정리

    여행준비를 하다 보니 교통패스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었다. 1.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점 2. 도쿄는 근 10년 만이라는 점 3. 마흔에 접어들었다는 점 고심 끝

    trip.arles81.com